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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ormation2015

날짜 : 20151104 ~ 20151110

장소 : KCDF갤러리

서울 미술

Deformation15    김문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1980~1990년대 포크송 그룹 ‘시인과 촌장’은 사물이나 사람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 곁에 있는 사람, 내 소박한 꿈이 이 노래 속 ‘제자리’일 터. 반면, 스위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책 < 우리가 사랑일까>에서 제자리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새끼손가락 꼭꼭 걸어 진짜 사랑이라고 확증한 남녀사이. 혹시 상대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건 아닐까. 내 마음의 허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의 허기를 채우는 것일 수 있으며, 지금 단단한 제자리로 믿는 이 사랑이 훗날 또 다른 사랑을 만나 질량조차 보전되지 않은 채 증발하는 신기루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혹시 내가 ‘제자리’라고 믿는 인간관계, 사물의 상호 작용, 사회사의 현상과 존재가 눈속임이나 허상은 아닐까? <행복> 10월호의 표지 작가 김문경씨에게 어느 날 이 물음이 도착했다. 때맞춰 배달된 청구서처럼, 작가적 사유를 청구하는 이 의문이 마음에 도달한 것. 특이하게도 그 질문이 담겨온 봉투는 작가의 일상에 지천으로 있던 과일과 채소, 즉 ‘식물’이었다.
그는 지문까지 다 찍어내는 세밀함이야말로 흙의 가장 큰 특성이라 여기며 그것을 이용해 겉과 속이 다른 식물을 흙으로 세밀히 묘사해낼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식물과 흙은 둘 다 ‘자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또한 식물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고, 이로써 흙은 또 다른 생물을 만들어내니 허상이든 실제든 부여잡고 연결되어 살아야 할 인간관계나 사회 구조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썩지 않는, 즉 허상이 아닌 것은 무얼까. 김문경씨는 흙으로 식물을 빚은 뒤 1250도의 펄펄 끓는 가마에 구워내 썩지 않는 영원한 존재를 창조한다.
어쩌면 우리가 허상을 인식하지 못한 채 영원히 허상 속에 박제돼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환기하려고 김문경 씨는 일상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박제된 식물 도자기를 놓는 ‘설치 작업’을 한다. 드로잉하거나 사진을 찍어 배경을 만든 뒤 그 위에 변형된 식물 도자기 작품을 붙이거나 놓아두는 것. 특히 그의 작품에는 생물학, 과학, 미술, 문학적으로 다양한 의미가 있는 ‘사과’가 자주 등장하는데, 배경은 흑백 톤으로 처리하고 컬러를 선명하게 변형한 도자기 사과가 조명을 받아 마치 연극 무대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 자유로운 변형 가능성이 작가와 관객의 소통을 일으켜 어떤 것이 허상이고 어떤 것이 본질인지 그 답을 찾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글 에디터 김민정(월간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0월호에서 발췌) 

문의 : 02-732-9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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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8 KCDF갤러리